본문 바로가기

회고 계획

조금 늦은 2025년 회고

들어가며

25년은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이룬 한 해였다. 일에서도, 개인적인 삶에서도 굵직한 변화들이 있었고, 그 하나하나가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한 해를 돌아보며 정리해 본다.


내가 개발하는 동영상 서비스가 올해만 텐배거, 그 이상을 달성했다. 시청, 업로드, 그 외 대부분의 지표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치열하게 개발하며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책임감이 성장했다.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을 잘하는 건 너무 당연해졌다.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그 외의 것들을 챙기는 역량이 프로젝트에서 더 필요함을 느꼈고,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배우려 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냥 시키는 개발을 하는 게 아니라 이 프로젝트를 왜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기획에 참여하고 타 팀과 협업하고, QA와 테스트까지 모든 과정을 고민하고 깊게 참여한다. 급속히 성장하는 서비스에서 이런 과정을 배울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데이터를 더욱 살피게 되었다. 서비스가 수백만 MAU로 성장하면서 이제는 머리에 떠오르는 그대로 개발하는 시기가 지났다. 데이터를 더 집요하게 보고 데이터 드리븐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중요하게 봐야 하는 데이터나 메트릭, VOC 등을 파악하고, 우리가 목표로 하는 데이터를 산정하고, 프로젝트가 진행된 후에 변화한 지표를 모니터링하는 등 일하는 이유를 더 뾰족하고 더 명확하게 만들었다.

 

AI가 너무나 빠르게 발전한다. 일하는 방식이 하루하루가 다르다. 내가 개발한 기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지만, 올해 개발하는 방식이 가장 드라마틱하게 변했다. 처음엔 코파일럿으로 시작해서 커서를 쓰다가, 이제는 클로드 코드를 주로 쓰고 있다. 처음에는 "이게 될까?" 하는 불신의 마음도 있었고, 잘 못하면 그냥 내가 직접 개발하곤 했다. 코딩 에이전트가 성장하면서, 그리고 이걸 활용하는 방식도 알아가면서 점점 내가 직접 개발하는 부분이 줄어나갔다. 현재 나는 내가 직접 작성하는 코드는 10%도 되지 않고, 대부분의 코드는 AI가 작성한다. 그러면서 생산성이나 효율이 매우 높아졌다.

 

AI와 개발하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AI가 작성한 코드의 내용을 100% 이해해야 하고, 검증 테스트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차곡

차곡은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혼자서 기획하고 개발하고 배포하고 운영하고 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고 버그도 많다. 그래도 이 서비스의 메트릭을 확인할 때마다 작고 소중하고 뿌듯하다.

이걸 만들게 된 계기는 처음엔 내가 필요해서였다. 기존의 다른 서비스들은 느리거나 불편했다. 그리고 개발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가족들이나 주변에 자산배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안정적인 투자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리뷰는 새로운 포스팅으로 할 계획이다.


요가

요가를 하면 할수록 부족한 점들이 보인다. 올해는 더 많이 내 몸을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럴수록 닫혀 있는 곳들이 보였다. 시간을 더 들이고 더 많은 수련을 하고 싶은데, 이게 또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아르카 선생님이랑 많이 수련하면서 많이 배웠다.


올해의 운동 - 마라톤


기록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2번의 풀마라톤, 2번의 10km, 2번의 하프마라톤을 나갔다.

대회 종목 기록
도쿄 마라톤 풀코스 3시간 49분
서울 하프마라톤 10km 46분
뉴발란스 런유어웨이 10km 44분
서울 레이스 하프 1시간 35분
JTBC 마라톤 풀코스 3시간 26분

풀마라톤 기록이 3시간 49분에서 3시간 26분으로, 23분이나 줄었다.

기록의 성장도 물론 의미 있었지만, 양재천과 한강에 가까이 살면서 재밌게 자주 달릴 수 있었다. 출퇴근할 때도 달리면서 좋았다.

마라톤을 왜 하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목적이 뭐냐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딱히 목적은 없다. 그냥 달릴 때 아무 생각 없이 뛰는 게 좋다. 대회를 나가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뛰면 도파민이 돌고 행복한 경험이 되는 것 같다. 숨이 차고 다리가 잠겨도 한계를 시험하는 그 느낌이 좋다.


올해의 책 - 소스코드 (빌 게이츠 자서전)

책을 많이 읽지는 못했다. 올해는 자서전을 세 권 읽었다. 일론 머스크, 빌 게이츠, 비탈릭 부테린에 대한 자서전을 읽었는데 그중 제일 인사이트가 있었던 것은 빌 게이츠 자서전이었다.
빌게이츠의 어린 시절부터 창업을 하는 여정을 그린 책인데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동기부여도 많이 받을 수 있는 책이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빌게이츠는 몰입하는 능력이 어릴 때부터 타고난 것 같다. 하나의 문제에 깊게 몰입해서 며칠이고 몇 달이고 빠져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책에서 설명한다. 그리고 여전히 세상의 더 큰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 같다.
개발자로서 자극이 많이 되는 책이었다.


올해의 투자 - HAA 자산배분

올해는 투자금이 많이 커졌다. 그리고 이걸 안정적으로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자산배분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지금까지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볼 수 있었다. 자산배분의 장점은 게을러도 된다는 점인 것 같다. 개별주식을 투자하게 되면 아무래도 각 회사의 정보를 조사하는 등 알아야 할 게 많지만 자산배분은 매뉴얼 하게 리밸런싱을 하면 된다. 덕분에 시간을 많이 쏟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시장 수익 이상을 거둘 수 있다.
자산배분으로 투자하는 방법을 내 주변에 알리고 싶어서 차곡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다.


올해의 장소 - 서재

결혼을 하고서 20평이 안 되는 좁은 집에서 둘이 4년을 살았다. 25년 말 그전에 살던 집의 2배 가까이 되는 집으로 이사를 왔다. 그리고 바라왔던 서재라는 공간이 생겼다. 이 공간이 나한테는 너무 아늑하고 따뜻하다. 그리고 이 공간에서는 더욱 몰입이 잘 되는 것 같다. 뭔가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너무 좋고 행복하다. 새해는 여기서 더 많은 것들을 이곳에서 하고 싶다.


올해의 음식 - 낫또 고추장 비빔밥

올해 낫또 비빔밥을 가장 많이 먹은 해인 것 같다. 건강함과 맛을 함께 잡으면서, 일본의 낫또와 한국의 고추장의 조화를 안 먹어본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샤라웃투 해린.


올해의 이벤트 - 동그리의 탄생

우리 아기 동그리가 찾아와 준 것이 올해 가장 큰 이벤트였다. 처음 계획은 사실 25년도에 아기가 태어나는걸 생각했지만 계획했던 대로 아기가 잘 생기지 않았다. 그래도 너무 늦지 않게 동그리가 잘 찾아와주었다. 매번 걱정하는 것보다 더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어서 너무 기특하다.


올해의 인물 - 동그리

아직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우리에게 찾아와준 아기가 올해의 인물이다. 뱃속에 있는데 태동도 많이 느껴져서 신기하고, 일방적인 소통이지만 이야기하고 있다. 손과 발을 볼 때면 너무 귀엽고 신기하다.


마무리

프로젝트 오너십을 가진 개발자라는 정체성이 세워진 한 해였다. 기술적으로도 그 외적으로도 많이 배웠다.
동그리를 만나는 게 설레기도 하고 내가 아빠라는 게 아직 실감이 안 난다.
26년이 정말 기대된다.

'회고 계획'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쓰기에 대한 생각  (2) 2024.12.21